LIFE/DIARY

002.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나

쭈루짱나눈짱 2024. 8. 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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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4년차 병원 취업과 퇴사를 떠올리며

개발자로 일을 시작한 지금에서야 지난 병원생활을 돌이켜볼 여유가 생겨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일을 시작한 계기는 단순히 관련학과로 진학을 했고, 국시를 쳐서 면허를 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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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의 면접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내게 큰 영향을 준 것이 3번정도 있었다.

보훈병원 면접과 2번의 대학병원 면접인데,

첫 번째, 보훈병원 면접은 분위기도 좋았고 준비된 것을 잘 보여줄 수 있었어서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하던 중 면접관의 마지막 질문이 있었다.

지원자 분께서는 다른 분들보다 앞서 일한 병원경력이 제법 있으신데,
그 중 가장 첫번째 병원에 대해서 어떤병원이고 어떤장점과 특징이 있었는지 소개해주시겠습니까?

나에게 있어 첫번째 직장은 그렇게 좋은 경험이 아니었어서 이 병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면접관의 말에 머리를 한대 맞은것처럼 멍해져버렸다.

급하게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단어들을 주워담아 문장화시켜 내뱉었지만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고
집에오는 길 내내 후회했던 기억이난다.

'나는 왜 지나간 경험으로부터 좋은면은 찾지못하고 부정적인 것만 찾아왔는가?'

 

두 번째, 대학병원 면접에서는 완벽하게 준비된 지원자로부터 벽을 느끼기도했다.

여러분중에 응급의료센터에서 일을 해보신분이 계십니까? 응급의료센터 시스템에 대해서 알고계신분이 있습니까? 국가사업을 진행해보신분이 있습니까?
5:1의 경쟁률이었지만 완벽하게 준비해온 단 한명의 지원자만이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을 계속 이어나갔고 모두 벙찐상태로 그 자리를 지켰던 기억이있다.

'나는 왜 부족한 경험을 채우기위한 지식을 얻을 노력을 하지않았는가?'

 

마지막으로 눈이 내리던 겨울의 어느 날 세 번째 대학병원 면접에서 나는 병원구직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면접의 꽃이라고하는 개인질문 부분에서 부서장분께서 내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왔다.

자기소개서를보면 굉장히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분이신데 병원일은 아시다시피 굉장히 정적이고 어떻게보면 일상의 반복인 작업이에요. 지금보면 혼자만 넥타이도 안하고 오셨어요. 나쁘다는 의미는 아닌데 그만큼 튄다는 거죠.
과연 우리 병원에서 선생님이 계속 일을 해나간다면 선생님은 이 환경에 만족하실 수 있겠어요?

나는 그 질문에 나름의 답변을 건넸고, 별다른 꼬리물기 질문은 없었다.
어쩌면 그 질문은 내게 병원일에 적합하지 않은사람이라는걸 돌려말한 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그 질문속에서 나를 찾기시작했다.

'나는 왜 병원일을 하고싶었는가?'

 

취업이 잘 해결되지않자 삶에는 여유가 사라지기시작했다.
반면 시간에 여유는 많아졌고, 그 시간만큼 나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는 것도 아이러니했다.


그렇게 한달정도 시간이 흘러

23년 봄. 나는 개발자의 길을 걷기로했다.
적성도 흥미도 고려하지않고 그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진학했던 업계로부터 완벽한 탈출을 선언한것이다.

'그래, 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

그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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